EPISODE 01
겨울, 하동으로

대구에서 시작한 제 슈퍼마켓은 6년 만에 문을 닫았습니다. 모든 것을 잃었다는 마음으로, 저는 1998년 겨울 고향 하동으로 내려왔습니다.
청솔원의 이야기 · 13개의 기억
EPISODE 01

대구에서 시작한 제 슈퍼마켓은 6년 만에 문을 닫았습니다. 모든 것을 잃었다는 마음으로, 저는 1998년 겨울 고향 하동으로 내려왔습니다.
EPISODE 02

봄이 오자 먼 친척 누나가 제게 병아리 서른 마리를 맡겼습니다. 어설픈 닭장을 만들고 매일 모이를 주었습니다. 넉 달 뒤 볏짚 사이에서 발견한 첫 알은 제게 놀랍도록 예쁘고 귀했습니다.
EPISODE 03

농장을 찾아온 친지들은 제 계란이 유난히 맛있다고 했습니다. 조금 더 키워 팔아보라는 권유에 저는 병아리 이백 마리를 들였습니다. 뒷산에서 키운 닭의 알로 하루하루 생계를 이어갔습니다.
EPISODE 04

제 마음 한편에는 여전히 도시로 돌아가 재기하고 싶은 꿈이 있었습니다. 양계를 사업으로 해보자는 아내의 말에 처음에는 화부터 냈습니다. 하지만 친환경 농산물을 찾던 소비자들을 떠올리며 제 생각도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EPISODE 05

건강한 닭이 낳은 좋은 계란을 전하는 것도 의미 있는 사업이라고 믿게 되었습니다. 제가 키우는 닭은 이백 마리에서 오백 마리로, 다시 천 마리와 이천 마리로 늘었습니다. 하루 천 개 남짓의 알을 모았습니다.
EPISODE 06

제가 처음 서울 매장에 가져간 계란은 크기도 껍질 색도 제각각이었습니다. 이런 알을 좋은 계란이라며 비싸게 팔겠다는 저를 사람들은 이상하게 바라보았습니다.
EPISODE 07

그러나 연세 지긋한 손님들 가운데 제 계란의 가치를 알아보는 분들이 있었습니다. 크기와 껍질 색이 제각각인 계란을 바라보는 반응이 조금씩 달라졌습니다.
EPISODE 08

거센 장맛비가 내리던 새벽 두 시, 내려앉은 비닐 아래 제 닭들이 비를 맞고 있었습니다. 저는 급히 비닐을 다시 덮고 바람에 날리지 않도록 돌로 눌러두었습니다. 조금 안도하며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EPISODE 09

동이 틀 무렵, 제 농장은 이상하리만큼 고요했습니다. 돌을 치우고 비닐을 걷자 뿌연 김이 솟았고, 그 아래 닭들은 죽어 있었습니다. 저는 그 자리에 주저앉았습니다.
EPISODE 10

함께 고생한 아내에게, 무엇보다 제가 돌보던 닭들에게 너무나 미안했습니다. 한 마리씩 땅에 묻으며 다짐했습니다. 앞으로 제 농장에 오는 닭만큼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자유롭고 행복하게 살게 하겠다고요.
EPISODE 11

그 뒤에도 시행착오와 태풍, 자연재해가 이어졌습니다. 아내와 저는 매번 고치고 배우며 농장을 보강했습니다. 닭들이 안전하고 자유롭게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갔습니다.
EPISODE 12

저는 닭을 케이지에 가두지 않고 자연 속에서 자유롭게 키우려 노력해 왔습니다. 청솔원의 동물복지 인증은 제가 걸어온 여정에서 중요한 사건입니다.
EPISODE 13

언론의 취재를 통해 제가 일구어 온 청솔원의 이야기가 소개되었습니다. 자연방사와 동물복지에 담은 제 약속을 더 많은 분들이 만나게 되었습니다.
이 페이지에는 남양주시에서 제공한 남양주 운허체가 적용되어 있습니다.